말레이시아에 대한 생각
말레이시아에 처음 발을 다시 내디뎠을 때, 3년 전 이맘때쯤에 난 한 1년 정도 말레이시아에서 생활을 한 후 떠날 생각이었고, 2년째 되던 해에는 다른 부서로 이동이 되어 정신 차릴 새가 없었고, 3년을 넘은 이 시점에서의 나는 말레이시아가 더 좋아졌다. 한국을 다녀온 후로 말레이시아에 더욱 애착이 생겼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상 말레이시아에서의 외국인 삶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난 될 수 있는 한 말레이시아에서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주 아~주 커졌다.
한국에서 너무나 바쁘고 정신없는 삶을 보고 또 겪고 왔기 때문에 말레이시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긋함이 한국에 있었던 3주 동안 너무 그리웠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느꼈던 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너무나 바빴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어디에서든 느껴졌다. 단적인 예로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에도 나를 앞질러가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또 조금이라도 지체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국 어디에서도 난 여유를 느끼긴 어려웠고 그게 어쩔 때는 정말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까지도 들었다.
또 말레이시아에서 하는 운동은 말 그대로 하고 나면 항상 행복했다. 요가만 생각하면 즐거웠고 미소가 지어졌고 (a.k.a 요가 전도사), 요가를 하러 가는 그 시간만을 매일 기다렸다. 한국에서도 많은 요가원을 가서 수업을 들어봤는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말레이시아에서 하는 것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운동을 하러 온 건데 묘하게 수련을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받았다. 왜일까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따라가는 게 많이 벅찼었던 것 같다. 똑같은 요가지만 한국에서 하는 요가 수련은 전투적이었다. 내가 참여했던 수업들이 유독 더 그랬을 수도 있다. 다만 이런 느낌을 한 곳의 요가원에서만 느낀 것이 아니다 보니 결국 나는 한국에 있었던 3주 동안 말레이시아에서 하는 만큼의 요가를 할 수 없었다.
물가 차이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말레이시아에서 받는 월급은 한국에 비하면 코딱지만 한 수준이지만 많은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고, 또 주말에 카페 및 맛집을 매번 가면서도 나는 항상 월급의 반 정도는 저축을 하고 있다. 심지어 난 다양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기에 지금의 생활을 한국에서 유지하려면 아마 지금 받는 월급으로는 턱도 없을 것이다.
말레이시아란 나라에 내 의지로 와서 생활한지 벌써 3년이 지났고, 3년 동안 아예 한국을 다녀올 수 없는 상황이라 내가 말레이시아에 너무나 익숙해졌던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이번 연도 초만 해도 너무나 무료한 말레이시아 일상에 지쳤기도 했는데 한국을 다녀오니 확실히 깨달았다. 나는 말코(Malaysia - Korean)로 거듭났다. 이게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돌아온 지 한 달 정도 되었지만 지금의 나는 내 인생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내는 게 행복할 정도로 말레이시아가 너~무~나 좋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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