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야구
오히려 말레이시아에서의 나는 한국 예능이라던가 드라마를 더 열심히 보았다. 한국서 그냥 할 것 없이 쉴 때에는 항상 TV를 켜놓긴 했지만 난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죽는 병에 걸려서 TV를 집중해서 보는 것이 아주 어려웠다. 처음부터 보려면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그 시간을 맞추는 건 너무나 어렵다 보니 무언가를 챙겨보는 것은 나에게는 아주 힘든 일이었다. 그렇다 보니 볼 것이 없어 그냥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가 대학생 때 (시험 기간에만) KBO 야구에 약간 발을 담갔었는데 그때 많이 보았던 익숙한 선수들이 예능에 나오길래 리모컨을 멈추고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한국에서 말레이시아로 오는 비행기에서부터 그리고 말레이시아에 도착해서도 <최강 야구>만 기억날 정도로 <최강 야구>를 미친듯이 몰입해서 보기 시작했다. 한 회마다 거의 2시간이라는 아주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감이 대단했다. 딴짓을 하기에는 한 회 한 회가 너무나 소중했고, <최강 야구>는 아무래도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임팩트 있는 장면들만 편집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2022년 8월 14일부로 말레이시아 Netflix에서도 최강야구 시청 가능
레전드 선수였던 <이승엽> 선수가 감독을 맡아 팀이 운영되는데, 믿음의 야구가 무엇인지 <최강 몬스터즈>를 통해서 알아갈 수 있다. <최강 야구>를 보며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선수들을 새삼 다시 보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송승준> 선수는 진짜 너무나 아재같이 말하는데 그게 너무나 내 개그 스타일이라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빵빵 터진다. 근데 심지어 야구도 잘한다. 그리고 본명인 <송승준>보다 별명인 <송삼봉>이 더 잘 어울린다. <심수창> 선수는 보면 볼수록 짠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항상 결과가 좋지 못해서 내가 다 속상하다. <유희관> 선수는 여기저기 예능에 너무 많이 나오기도 하고 부담스러운 캐릭터라 개인적으로는 싫어함에 가까울 정도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었는데, 역시 사람은 본업을 잘 해야 한다. <박용택> 선수, <정성훈> 선수는 내가 응원하던 팀이 LG라, 야구를 챙겨볼 때 등장곡, 응원가까지 부르면서 응원했던 사람들이라서 너무나 반가웠고, <박용택>은 진짜 매번 찬물을 뿌리는 플레이 (a.k.a 찬물택) 를 해도 그냥... 예전의 기억 떄문에 아묻따 응원하게 된다. <정근우>는 피의 게임을 볼 때에는 그 누구보다 꼴 보기 싫었는데 역시 사람은 본업을 잘 해야 한다 2. <류현인> 선수, <윤준호>선수는 <한경빈> 선수처럼 그냥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파이팅, 파이팅!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윤준호>, <류현인> 모두 지명되어 프로 선수가 되었다. 이거 보면서 나만 눈물 흘린게 아닐게야...
<최강야구>는 해설, 캐스터도 완벽하다. 쫀득한 해설 <김선우>와 캐스터 <정용검>의 케미야 말할 필요도 없고, 야알못인 나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줘서 야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최강 야구>는 즐겁게 볼 수 있다.
낡은이들을 데려다가 뭐하나 싶었기도 했는데, 한 경기 한 경기마다 너무나 열심히 하는 <최강 몬스터스>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었다. 역시 은퇴를 한 사람들이지만 프로는 프로이다. 근데 최근 화인 10화는 그냥 보는 것도 맴찢. 결과를 알고 보았는데도 보면서 계속 속상해져서 한 큐에 보지 못하고 중간중간 멈추면서 볼 정도였다.
한국에 있을 때 야구 직관 가볼걸 하는 아쉬움까지 남았는데 이건 모두 <최강 야구> 때문이다. <최강 야구>에 빠지긴 했지만 아직 다시 KBO 야구로 눈을 돌리지는 못했지만...
쨌든 승률 7할이 되면 종영하는 프로그램인데 낡은이들 책임지고 이 프로그램이 백 년 만년 했으면 좋겠는 바람일 정도로 요즘에는 <최강 야구>에 진심이다. 8월 말에 <최강 몬스터즈> 직관도 있던데, 당첨되신 분들이 그저 부러울 뿐...
낡은이들의 푸릇한 청춘야구 <최강야구> 승률 9할까지!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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