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 20세기 소녀
요새 회사에서 할 일이 없을 때 특히나 시간이 좀 어중간할 때에는 네이버를 자주 들어간다. 구독한 블로거들의 글을 읽기도 하고, 뉴스를 보기도 하고, 또 생각나는 주제들에 대해서 검색도 해보는데 그날은 진~짜 도저히 할 것도 그리고 볼 것도 없길래 타고 타고 네이버 TV에 올라온 영상들을 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유정>이 대문짝만 하게 있는 <20세기 소녀> 예고편을 보았는데 너~무 뻔해 보이지만 그래도 너~무 귀엽길래 생각나면 봐야겠다 싶어서 <Netflix>에 알림까지 지정해 놓았었다. 그렇게 또 까먹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 결국 TV를 켜 <20세기 소녀>를 보게 되었다.
<보라>, <연두> 우정 영원해! 삐삐, 공중전화, 캠코더까지 옛 감성을 너무나도 좋아하고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방우리> 감독이 "그 나이에 할 수 있었던, 무모했지만 순수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한 인터뷰를 보았는데, 진짜 그 시대, 그 나이라서 꾸밈없는 모습일 수 있었기에 이 영화가 더욱이나 아름답고 또 뭉클했던 것 같다.
이렇게 무해하고 예쁘고 또 청량한 영화를 얼마 만에 본 건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집에선 영화에 온전히 집중을 하지 못해서 영화를 안 본지 정말 오래되었는데 <20세기 소녀>는 소리만 들어도 다 이해가 되는 스토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면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집중해서 봤다. 근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두가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상투적인 플로우였지만 그래도 이런 영화는 알고 보는 맛이 아닌가 싶다.
영화 보는 내내 간질거리는 그 느낌과 잇몸이 마를 새 없이 미소를 지으며 보고 있는 내 자신에 약간 현타가 오기는 했지만 아무 생각 없었던 옛날 그때도 생각나면서 추억 여행을 하는 것만 같았다. 마지막엔 약간 뜬금없어서 갑자기?라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쨋든 아련함과 여운까지 모두 다 담고 있는 그런 영화였다. <20세기 소녀>를 보는 그 시간만큼은 햇살 받는 것처럼 따뜻했고 그래서 주말이 행복했다.
누구는 유치하고 또 오글거린다고 할 수 있을 법한데 나에게 <20세기 소녀>는 호! 호! 호! 였고 또 청춘물을 좋아한다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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