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2022년 12월 30일에 공개가 된 <더 글로리 : Part 1>를 그 당일에 보기는 했다. 근데 첫 회부터 <연진>이 <동은>의 팔에 고데기를 지지는 장면을 보고 너무 놀라서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또 드라마를 보면 이입을 잘 하는 편이라 우울한 걸 보면 좀 영향을 많이 받아서 연말이기도 하고 그래서 미루고 미뤄서 1월 정도에 보았다. 우울한 게 문제가 아니라 진짜 그때 1회만 보고 멈춘 나 자신이 너무 신기할 정도로 푹 빠져서 멈추지 않고 쭉 다 보았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두 번째 파트인 <더 글로리 : Part 2>는 공개된 후 바로 정주행~ 3월이 언제 오나 싶었는데 이제는 3월을 넘어 벌써 4월.
<더 글로리>를 보며 <Part 1>에서도 <Part 2>에서도 계속 <동은이> 행복해지기만을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연진이네> 패거리한테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겼고 그 고통스러운 기억 속에서 복수만을 위해서 살아온 <동은이>의 인생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계획을 실행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인 18년이 <동은>에게는 살아갈 수 있었던 인생의 목표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옥과도 같았을 것 같았다. 잊으려고 해도 잊지 못하고, 웃으면 잊을 것 같다며 웃지도 않고 <연진이네> 패거리로 인하여 무너진 그 18년이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 같아서 복수가 끝난 이후에는 꼭 행복해졌으면 싶었다.
개인적으로 <Part 1>은 한눈을 팔 새 없었고 집중해서 봤는데 <Part 2>에서는 그런 몰입감을 느끼지는 못하였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어떠한 면이 특별히 아쉬웠다고 말하기에는 어렵지만 <Part 1>에 비해서 몰입도가 부족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Part 2>에서도 <Part 1>에 견주어도 될 정도의 감동받은 장면이 있었다.
*사실 눈물 흘림
어렵게 자라온 <동은이>었지만 그래도 혼자만은 아니었다. 18년 전 <동은이>도, 에덴 빌라 <할머니>도 한강에서 죽음을 결심한 순간 서로를 구하며 서로가 서로의 생명의 은인이 되었다. <동은이>의 복수의 길이 외로웠지만 그래도 그 여정에 좋은 어른인 에덴 빌라 <할머니>가 있었고 <동은이>의 든든한 편이 되어주었다. <동은이>와 에덴 빌라 <할머니>의 서사가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동은이> 주변에 따뜻한 사람이 있었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이 편지 한 장면만으로도 나에겐 <더 글로리 : Part 2>가 <Part 1>에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완벽한 작품이 되었다.
*포스팅 쓰면서 다시 보아도 눈물이 고일 뻔할 정도로 감명 깊었다.
<더 글로리>는 권선징악이 확실한 작품이었기에 좋았다. 답답한 부분이 아예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연진이네 패거리>가 하나도 빠짐없이 벌을 받았기에 난 그걸로도 충분했다. 남에게 상처를 줬거나 혹은 해를 끼친다면 언젠가는 돌려받을 것이라고 항상 믿고 있고 그게 바로 지금 나타나지는 않았을지언정 언젠간 꼭! 꼭! 돌려받을 것이라고, 그것 하나만큼은 굳건히 믿으며 살아가는 나에게 힘이 되는 드라마이기도 했다.
마음이 아픈 장면들이 많아서 다시 재탕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동은이>가 자살하는 결말이 아니었던 것도 좋았고 <동은이> 옆에 <주여정>이 함께 하는 것도 좋았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러웠던 결말이기도 했다.
모든 학폭 가해자들은 절대로 용서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으면, 크고 더 큰 벌, 그보다도 더욱더 큰 벌 받고 또 받았으면 하고 그 누구보다 기원하고 또 기도한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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