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랩 나이프, 나이프
* 스포주의
코로나19의 여파로 난 5일간 꼼짝없이 집에서 격리를 해야 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역시나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책 읽기, 블로그 글쓰기, 밀린 일기 쓰기, 심지어 집에 굴러다니던 퍼즐 맞추기 등과 같이 그 누구보다 슬기로운 격리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여느 때처럼 핸드폰을 뒤적이던 중 드라마 스페셜 2023의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의 줄거리를 보게 되었고 이거다 싶어 바로 찾아보았다.
<수호>, <연희> 이렇게 두 주인공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고, 두 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수호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유독 그날따라 엄마는 슬픈 눈으로 초밥이 먹고 싶다며 하교 후 초밥을 사다 줄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수호가 목격한 것은 사과를 깎던 과도로 엄마를 찌른 아버지였다. 엄마를 죽인 그 칼로 사과를 깎아보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는 아버지를 보며 살의를 느끼고 결국 아버지를 살인하게 되고, 아버지를 살인한 후 들리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제안을 받고 엄마를 살리기 위한 시간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
<연희>는 누군가가 본인을 쫓아오는 느낌, 스토킹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었다. 그날도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어둡고 또 누군가가 쫓아오는 느낌을 받고 두려움에 떨며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갑자기 모르는 남자가 아는 척을 하며 함께 길을 걸어주고 그 인연으로 남자친구가 되었다. 근데 그런 남자친구가 나를 데려다준 후 누군가에게 살인을 당했다. <수호>한테 들렸던 제안이 <연희>에게도 들려오고, <연희>는 남자친구 <찬석>을 살리기 위하여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결말 주의
<수호>가 그렇게 미워하던 아버지와 엄마를 연결해 준 건 시간 여행을 하며 엄마를 따라다니던 본인 자신이었고, 엄마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하여 그렇게 시간 여행을 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수호>란 이름도 <연희> 그리고 <찬석>이 처음에 불렀던 <수연>, <찬호> 이름을 한 글자씩 따 만든 이름. 마지막 엔딩에서는 임신한 <연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시간을 되돌려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며, <수호>를 포기하지 않고 만날 것이라며 노래를 불러주는데 그 노래가 너무 따뜻해서 마음이 울렁였다.
반전이 있다는 글을 보기는 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은 채 본 것이라 반전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으로 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중후반 부에 반전이 밝혀졌을 때 입을 틀어막았다. 세상에.
난 이 세상의 가장 진실된 사랑은 부모로부터의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이기적일 수밖에 없고 또 본인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가 없이 사랑을 주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행복을 누구보다도 빌어줄 유일한 사람. 내 생에 겪어볼 수 없는 크나큰 사랑을 난 부모님으로부터 다 받았고 또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에 아마 이런 사랑을 받아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풍족한 사랑을 받아왔고 또 그게 내 인생에 가장 큰 원동력이다.
마지막 <연희>의 <수호>를 위한 노랫소리가 아직까지도 귓가에 맴도는 그래서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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