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1년 내내 여름인 말레이시아에서 산 지 어연 1년하고도 5개월 차가 되었다. 1년이 넘게 이 나라에 살면서, 적응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요새 들어 새삼 추워진 날씨에 말레이시아가 다시 낯설게 느껴지고 있다.
작년 말부터 에어컨은 안 튼 지 꽤 되었다. 손발이 잘 차가워지기도 하고, 더위를 타는 편은 아닌지라 집에서 생활할 때는 정말 간간히 에어콘을 켰지만, 요즘에는 더더욱이나 에어컨을 켤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방에는 실링팬이 있어서 밤에는 창문을 모두 열고, Fan을 켜고 잠을 잔다. 사실 더워서 실링팬을 켠다기보다 바람을 맞으며 이불 덮고 자는 걸 좋아해서 Fan을 켜고 자는데, 요즘은 밤이나 새벽에 추워서 창문을 닫기도 하고 Fan을 끄고 자는 빈도수가 잦아졌다.
말레이시아 와서 이렇게 추위를 느꼈던 적은 처음이다. 해가 쨍쨍한 낮에는 그나마 괜찮은데, 새벽 아침에 눈뜰 때, 그리고 밤에 특히나 춥다. 1년 평균 기온 32도인 말레이시아에서 수면 잠옷과 전기장판을 그리워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는데... 유년 시절을 따뜻한 나라에서 보냈고, 겨울과는 인연이 별로 없었기에 추위에 대한 면역력이 바닥이지 않을까 싶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추위를 타는 사람인지라 아마 겨울이 있는 나라는 아마 견지디 못할 것만 같다. 따뜻한 나라에서 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견고해지는 중이다.
발이 답답한 걸 못 참아 바깥에 나갔다 오면 양말을 벗고 집에서는 맨발 생활을 하는 나였는데, 요새는 발이 너무 시려 일어나자마자 양말을 꺼내 신는 게 습관이 되고 있다. (수면 잠옷과 더불어 수면 양말도 그리워하고 있다) 집 바닥이 대리석이라 냉기가 발로 온전히 느껴져서 요가 하러 가는 시간 외에는 양말을 꼭 신고 있으려고 한다. 이렇게 변한 내가 너무 신기하다.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시원하게 내리는 비는 그렇다 치고, 이상하리만큼 날씨가 선선해졌다. 시원해진 날씨 덕에 마실 나가기도 참 좋아져서 주말에는 솔솔 부는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여기저기 동네 탐방을 하고 있다. 집에 있을 때는 땀이 나지 않으니 찝찝하지도 끈적이지도 않고, 베란다 문, 창문을 열어놓으면 충분히 시원한 그런 날씨, 요즘 여러모로 말레이시아에서의 하루하루가 너무 만족스럽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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