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w Kit Road Market
이사 온 집에서는 요리라곤 1도 하지 않고 또 잘 할 자신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도 귀찮다. 특히나 과일도 그냥 어쩌다 내 몸뚱아리가 비타민이 너무나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싶거나 혹은 요즘 너무 불량하게 먹었다 싶으면 과일을 종종 MBG에서 사 먹곤 했다.
[Eat & Drink/Cafe & Etc] - [과일] MBG Fruit Shop
어차피 과일을 욕심내어 많이 사두어도 항상 버리는 게 반복되었기에 먹을 만큼만 조금씩 사서 먹는 스타일인데, 최근 들어 과일에 꽂혀서 과일, 과일 이야기를 하다가 급! 경험자를 따라 Chow Kit Market으로 출동하게 되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시장이라곤 Village Grocer, Aeon, Jaya Grocer, Lotus (Tesco)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우유만 사러 가는 사람이 바로 나! 그래서 초우킷 시장과 같은 재래시장은 한 번도 가보지도 않았고 또 사실 가볼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경험자가 아니었다면 아마 내 인생에 말레이시아 시장 경험은 해볼 수 없었을 것 같다.
Special Thanks To ㄱㅈ
Chow Kit Market의 입구는 그렇게 크지 않은데 나의 목표였던 과일은 시장 입구에서 한 5분 정도 걸어야 나와 만날 수 있다.
시장 입구부터 약간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신선하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육하는 곳에서 찐 소머리를 올려놓은 곳들이 보였다. 시장은 고기 - 생선 - 채소 - 과일 이런 순서로 되어있었고 처음 그 섹션만 지나면 괜찮았다. 아무래도 시장 초입에서 고기, 생선들을 팔고 있다 보니 바닥이 물로 축축하기 때문에 돌아와서 물로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그런 쪼리나 슬리퍼를 신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맛있는 과일을 사러 가기 위해서 이런 것쯤이야 감수할 수 있다.
과일 장이 시작되는 곳 처음 상점부터 오렌지가 잘려있길래 시식을 주는 건가 싶기는 했는데 처음이다 보니 괜히 의심을 하면서 시장을 구경했다. 한 바퀴를 둘러보면서 역시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말레이시아라고 새삼 다시 한 번 더 느낄 수 있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새로운 과일들도 너무 많았고 진짜 다양한 과일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망고스틴은 정말 너무나 먹고 싶었는데 도저히 개미와의 싸움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서 살 시도조차도 못했다. 하아...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할 수도 없는 구아바, 핑크 구아바 그리고 스네이크 후르츠 시식은 너무 새로웠다. 역시 맛은 너무나 생소하고 또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시식해본 걸로 만족, 또 만족. 사실 먹고 퉷퉷한 아이들이 더 많았다.
초우킷 시장을 다시 가고 싶은 이유는 잭프루트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잭프루트는 완벽했다. 잭프루트는 과일보다 난 말린 걸로 많이 먹어보았는데 비교를 하는게 말도 안될 정도로 갓 깐 잭프루트는 너무나 맛있었다.
직원 분이 계속 기계마냥 잭프루트를 까고 계시는데 바로 시식해보라고 한 알 통째로 줬다. 먹고 나서는 무조건 잭프루트는 사야한다고 일말의 망설임 없이 샀다.
한 팩으로도 충분할거라고 생각했던 그 때의 내 자신 정말 때리고 싶다... 하아... 왜 때문에 한 팩만 사왔는데... 왜 그랬을까...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시 먹어도 맛있고 그 자리에서 먹어도 맛있고 어떻게 해서 먹어도 맛있었던 잭프루트. 사온 당일 한 팩을 혼자 다 먹었다. 시이번 Chow Kit Market의 메인, 가장 큰 수확은 잭프루트였다. 과일 능력자가 말해주길 주황빛 나는 잭프루트는 술맛이 나고 맛이 없다고 하고 꼭 노랗고 노란 잭프루트를 골라야 한다고 그랬다.
수박 (12.5 링깃), 청포도 (12 링깃), 롱안 (15 링깃), 오렌지 (7개에 10 링깃), 내가 요즘 꽂힌 후지 사과 (7개에 10 링깃), 빨간 용과 (5링깃), 키위 (7개에 10 링깃)까지 알차게 초우킷 시장에서 구매해서 양손 무겁게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특히나 요즘 계속 가지 포도가 눈에 아른거렸지만 너무 비싸서 못 사 먹었는데 Chow Kit Market에서는 거의 2/3 가격이었다. 근데 초우킷 시장에서 먹어본 가지 포도는 별로여서 더 맛있는 청포도를 저렴하게 샀다. 포도는 그냥 똑똑 따서 스스로 시식하면 된다. 롱안도 시식을 하고 나서 달달하고 손으로 까먹기 쉬울 것 같아서 바로 구매했다. 용과는 하얀 용과보다 빨간 용과가 훨씬 달았고, 역시 모두 시식을 해보고 구매가 가능하니 실패가 있을래야 있을 수가 없어서 너무나 좋았다.
요즘 제일 꽂힌 과일이 후지 사과인데, Village Grocer에서 후지 사과를 샀다가 6개 중에 4개가 버석한, 서걱서걱한 사과였다. 아주 화가 났다... 사과 식감에 아주 민~감해서 내가 싫어하는 버석한 식감이 있으면 먹지를 못하는 나인데, Chow Kit Market에서 산 사과는 실패가 1도 없었고 진짜 하나하나 먹는 게 아쉬울 정도로 맛있었다.
초우킷 시장의 피날레는 사가지고 온 과일들을 다 때려 넣고 만든 화채! 빨간 용과로 색깔이 투명한 루비빛으로 변했는데 진짜 맛도 비주얼도 진짜 완벽한 화채였다. 근데 이날 화채를 너무 많이 먹어서 최소 6개월 동안은 화채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Chow Kit Market은 다시 재방문 있을 有有有有有有有有有有有有有有.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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