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아씨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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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영화] 작은 아씨들 (2019)

by 우니su 2020.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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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2019)

 

보기 전, 기대가 많이 되던 작품이라서, 사실 걱정이 앞섰다. 한 달 전, 그레타 거윅의 <레이디버드>를 본 후, 높은 평점과 찬사를 받은 이 작품에 난 실망감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고집 센 주인공 덕분에 러닝타임 내내 그리고 영화를 본 후에도 답답하기만 했다.

 

 

연차를 냈지만, Lock Down으로 아무 데도 갈 수 없던 내가, 연차 당일 <작은 아씨들>을 본 건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연차가 전혀 아깝지도 않고, 오히려 그 날 이 영화를 고른 나 자신을 칭찬했다. 그 날까지 아껴두길 잘했어.

 

 

어릴 때 읽은 <작은 아씨들>은 기억 저편에 멀리 던져 버린 지 오래고, 나는 오로지 영화, 그것도 2019년에 개봉 한 <작은 아씨들>만을 가지고 글을 쓴다.

 

 

출처 : http://www.impawards.com/2019/little_women.html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나는 주인공에게 이입이 되곤 한다. 이 영화에선, 둘째 <조>한테 엄청나게 빠져들었다. <로리>와 결혼해서 인생을 보내기엔 너무 아까운 여자다. 그래도 과거의 <조>와 <로리>의 서사는 나쁘지 않았다. 둘이 사교파티 모임에서 같이 춤추는 장면은 인상적이며, 귀엽고 또 귀여웠다.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귀결되던 시절, 결혼과는 아주 거리가 먼 진취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조>는 아주 매력적이다. 마지막에 자신이 집필한 책이 양장본으로 제작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조>를 보며 내 책이 출판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출처 : http://www.impawards.com/2019/little_women_ver17.html

 

 

결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던 <조>였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조>를 보면서 공감도 많이 되었다. 인간은 왜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걸까?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가끔 사람들이 그립기도, 사람들이 고프기도 하다. 

 

 

"Women, they have minds, and they have souls, as well as just hearts. And they’ve got ambition, and they’ve got talent, as well as beauty, and I’m so sick of people saying that love is just all a woman is fit for. I’m so sick of it. But I'm... I'm so lonely."

 

 

결과적으로 <조>는 결혼을 하지 않는다. Hooray! 비혼의 신념을 지켜 준 <조>가 고맙다. 

 

 

첫째인 <멕>은 <조>의 말대로 결혼하지 않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결혼하려던 <멕>은 도대체 왜, 그렇게나 가난한 <브룩>이랑 결혼을 한 걸까. 그만큼 서로 사랑했다는 얘기일 텐데. 결혼 후, 50달러의 드레스 천 때문에 서로 상처 주는 그 부부를 보며 나오는 한숨은 막을 수 없었다. <멕>의 결혼 생활을 보면서 역시 결혼은 사랑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결론만이 남았다. 

 

 

네 자매 중 엄마의 말을 제일 잘 듣던 착한 셋째 <베스>. <베스>는 착한 심성 때문에 결국, 병까지 얻었다. 역시 착한 사람들은 하늘에서 빨리 데려가고 싶어 하나 보다. <베스>, 피아노, 실내화 그리고 <미스터 로렌스>와의 관계 또한 나에게 뭉클한 감동을 줬다.

 

 

막내 <에이미>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내가 가진 막내의 편견을 똘똘 뭉쳐 인간으로 형상화하면 <에이미>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욕심 많고, 응석쟁이에 징징대는, 내가 제일 피하고 싶은 성향을 가진 <에이미>한테 정을 줄래야 줄 수가 없었다. 특히, 언니 <조>가 자기를 데려가지 않았다는 하찮은 이유로 <조>의 글을 장작불에 태웠을 때. 이때, 나는 <조>의 인내심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고작 <에이미>를 무시하는 것으로 그치다니. 대단한 사람. 나였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나조차도 상상이 가지 않는다. <조>에게 항상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에이미>는 결국 <로리>를 차지한다. 친언니인 <조>와 <로리>의 사이를 다 지켜봐 놓고 말이다. 결혼하자고 하는 <로리>가 이해가 지금도 가지는 않는다. 그리고 처음에는 거절하더니 결국, 결혼까지 한 <에이미> 또한 이해할 수 없다. 이 둘의 감정선이 관객들에게는 그리 친절하게 묘사가 되진 않은 것 같다. 

 

 

영화가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훅훅 넘어간다. 현재와 과거는 다른 색감으로 표현되어,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 전혀 무리가 없다. 현재의 색감은 약간 축축하고 차가운 회색 느낌이 드는 반면에, 과거의 색감은 예전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느껴질 만큼 밝고 따스하다. 

 

 

영화를 보고 나니, 남동생만 있는 나는 참 아쉬웠다. 자매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고 뭐, 있는 남동생을 물릴 수도 없고. 그래도 남동생이 아주 착한 탓에 남동생과의 사이가 좋은 편에 속한다. 쨋든 영화를 보고 나니, 더욱이 자매들이 부러워졌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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