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Mu Museum
짠내 생활을 해야 하는 사정이 닥쳐와, 문화생활은 물론 주말마다 카페를 쏘다니는 것도 못해서 속상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알게 된 <Ur-Mu Museum>은 척박한 말레이시아 문화생활에 단비 같은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쿠알라룸푸르 중심지에서 단돈 10링깃으로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날짜를 잡아 가보게 되었다.
<Ur-Mu Museum>은 방문 전 온라인으로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 한다.
UR-MU : https://www.ur-mu.com/
Buy Ticket을 누른 후 원하는 날짜, 시간을 정해 온라인 결제를 한다면 기입한 이메일로 QR이 전달된다. 관람 시간은 1시간 30분으로 정해져 있지만, 1시간 30분을 조금 더 넘긴 시간까지 있었는데도 직원분들이 쫓아내지는 않았다.
<Ur-Mu Museum>은 Jalan Alor와 아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었고, Google Map을 보면서 갔는데 방향치인 나도 헤매지 않았고 잘 찾았다. 건물 가로 폭이 좁아서 맞은편 거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약간 기웃기웃거리긴 했다. 뜬금없는 곳에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멋있는 건물이 바로 <Ur-Mu Museum>이었다.
QR을 찍고 난 후 바로 입장이 가능한데, Desk에 계신 직원분께서 빠른 속도로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5층짜리 건물이길래 나는 당연히 위에서 내려오는 순서로 관람을 하려고 했는데 밑층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한 층 한 층 관람하는 것을 권장하신다고 하여, 그렇게 했다.
모든 작품을 플래시만 터뜨리지 않는다면 사진 촬영은 가능했다.
올라가자마자 처음 본 1층 첫 번째 섹션은 조금 실망했는데, 그 옆 섹션 <People>에서 발견한 이 작품은 파스텔 톤의 색감이 너무 오묘했고, 고개를 돌리는 그 모습과 돌리기 전의 모습을 모두 한 그림 안에 녹여낸 그 발상이 놀라웠다.
2층에서의 감명 깊었던 첫 번째 작품은 말레이시아 정부의 부정부패에 맞선 정의에 대한 그림이었다. 역시 어느 나라나 나라 돌아가는 꼴은 비슷비슷하나 보다.
독특했던 레진 작품, 저 작품은 2D가 아니라 3D였다. 반원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었는데 작품 자체보다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 과정이 더 궁금한 작품이었다.
<Ur-Mu Museum>에서의 제일 강렬한 인상이 남았던 작품 <The Skeleton of Makara>는 3층에 있었다. Google 리뷰로 처음 <Ur-Mu>를 찾았을 때 보았던 작품이어서 직접 보니 괜스레 반갑기도 했다. 인도 신화의 바다생물이라는 <Makara>인데 존재할 수 없는 생물의 뼈를 작품으로 제작함으로써 비현실이 실재하는 모순을 표현했다고 한다.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은 채 작품을 즐기는 게 내 스타일이긴 하지만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도를 알게 되면 너무 신기하다. 어떤 부분에서도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을 하지는 않는 1차원의 사고를 가진 나에게는 이래서 예술이 쉽지는 않다.
4층에서 만난 우리 동네. 사진 작품이었는데, 반가운 마음에 찍어보았다.
<Ur-Mu Museum>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곳이 바로 5층이었다. 조각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이었는데, 햇빛도 들어오면서 에어컨 바람은 시원했고 아주 쾌적했다. 특히나 5층에 있었던 쇼파가 다른 층에 있었던 쇼파들보다도 더 편안했다.
5층의 메인 조각품 <Wing it>이 전시되어 있는 발코니에서 보는 Bukit Bintang 풍경도 멋있었다. 내가 방문했던 한낮에 보는 풍경도 좋았지만 노을 질 때 즈음 5층 테라스에서 보는 풍경도 운치 있고 좋을 것 같았다.
5층 테라스도 너무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곳.
조용한 미술관의 분위기, 잔잔하게 들리는 물소리,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는데도 힐링~ 힐링~
모든 작품을 카메라로 담아오긴 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좋았던 작품들만 추렸다. 훨씬 더 많은 작품들이 <Ur-Mu Museum>에는 비치되어 있고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1시간 30분 동안 다 못 보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관람할 시간은 충분했고 모자라지는 않았다. 건물이 그렇게 크지는 않고 작품마다 간격이 넓지는 않아서 빠르면 1시간 컷 할 수 있을 법도 하다.
층마다 쉴 수 있는 곳들이 있어서 아주 편안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고 시원하고, 또 주말이었지만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 해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저렴한 가격으로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가진 <미술관>이 있다는 것에 감탄했고, 아주 만족스러웠던 하루였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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