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17
한국 영화가 말레이시아에 개봉한다면 웬만해선 아.묻.따 영화관으로 직행. 특히나 <미키 17>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이기도 했고 더욱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국뽕 Max.
<미키 17>과 <미키 18>을 연기한 <로버트 패티슨>의 연기는 예고편에서도 출중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미키> 캐릭터는 목소리에서부터 차이가 극명하고 분명히 똑같은 체격일텐데 체구도 <미키 17>이 괜히 더 작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다. 포스터에 나와있는 것처럼 <미키 17>는 띨빵 그 자체.
근데 연기로 따지면 나는 <마쉘>을 연기한 <마크 러팔로>가 대단했던 것 같다. 멍청함을 인간화한다면 <마쉘>일 것 같았고., 발음도 새고 또 그 특유의 입술 모양이 꼴보기 싫었는데 그것마저도 의도한 것일테니 더욱 인상 깊었다.
*스포주의
결론적으로 나는 <미키 17>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중간중간 지루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나레이티브가 나쁘지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심심했다. 그리고 이렇게나 잔인할 줄은 몰랐다. <미키>들이 리프린트 될 때에는 조금 기괴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인격 없는 존재, <미키>
죽음을 반복해서 마주하는 <익스펜더블>이지만, <미키>에게는 인격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이는 영화의 주된 주제이기도 하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미키> 없이는 우주선 밖에서 숨도 제대로 못 쉬는 나약한 존재이면서 대를 위하여 소가 희생해야 한다는 그 상황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모습이 참 씁쓸했다. 또한, 착한 <미키>가 너무나 충실히 실험에 참여하는 모습은 더욱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이런 장면들에서는 동물 실험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 말도 못하고 본인들의 의지가 아닌 생물들이 인간을 위하여 희생되는 무고한 생명들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죽음과 존재의 의미
16번을 죽었고 죽음이 직업인 <익스펜더블>에게도 죽음은 공포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했다. 모든 사람들이 "죽는다는 건 어떤 느낌이야?"하는 질문을 물어오는데 아마 우리 인간들에게 죽음이란 해결되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죽음 이후의 세계를 '무(無)'라고 믿는다.
<나샤>와 <미키>의 관계
<나샤>의 <미키>에 대한 사랑은 공감이 쉽지는 않았고, 그리고 <카이>와 <미키 17>과 <미키 18>을 두고 싸우는 장면 또한 와닿지는 않았다. 나 또한 <카이>처럼 <미키>가 2명이 되었으니 나눠 가지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샤>는 <미키> 그 자체를 사랑했던 것인지 <17>이든 <18>이든 본인 것이라고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이걸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나샤>는 아무리 복제 인간일지언정 <미키>는 하나의 인격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도 인류를 구하기 위하여 <나샤>가 아주 큰 기여를 해줘서 고마웠던 <나샤>. <카이>는 저녁 시간에 어리석은 <마샬 부부>에게 참지 않고 돌직구를 날리는 장면이 가장 통쾌했던 포인트 중에 하나였다.
계급과 사회적 비판
<일파>가 소스에 집착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이 질문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 리뷰를 통해 이 또한 계급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다룬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 음식들을 먹고, 칼로리 또한 사람마다 제한되는 상황에서 소스처럼 하찮은 것에 집착하는 <일파>는 결국 기득권의 사치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평면적으로 영화를 보는 1인. <미키> 꿈에서 <일파>가 소스 맛 좀 보라고 하는 장면은 공포 그 잡채.
인간에 대한 혐오와 비판
나도 인간이지만 영화에서 인간 혐오 걸릴 뻔했던 이유 중 하나 <티모>는 진짜 할말하않. 감옥에서 13 조각으로 <미키>를 잘라야 할 때, <미키 17>을 고르면서 착한 친구가 다루기 더 쉽다는뉘앙스로 말하는데 진짜 기가 찼다.
<크리퍼>들이 살고 있던 <니플하임>에 쳐들어 가서 인간들이 멋대로 크리퍼라고 이름을 짓고 또 그들의 존재마저도 부정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지긋지긋 했다. 역시 지구에서 새는 바가지 우주로 나가서도 똑같구나. 지구를 괴롭히는 것도 인간이고 또 지구를 아프게 하는 것도 인간이라고 생각을 가진 1인으로써 한편으로는 인간들이 아예 멸망하기를 바라기도 했다. 못되고 이기적이면서 또 추악한 인간들이 언제 어떻게 <니플하임>을 해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의 엔딩도 꽉 닫힌 해피엔딩이라 좋았는데 완전히 싹을 잘라버리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마치며
<미키 17>을 보고 나서 느낀 뭔지 모르겠는 불편함, 답답함으로 인해서 영화가 별로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옥자> + <괴물> + <설국열차>가 적절히 혼합되어 있는게 생각이 났는데 역시 나만 그런게 아니었나 보다. 특히 <마마 크리퍼>의 눈을 클로즈업하는 장면은 영화 <옥자>를 떠올리게 만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크나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항상 곱씹게 된다. 영화가 주는 불편함은 결국 인간 존재의 복잡함과 사회의 모순을 보여주며, 관객으로 하여금 더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만든다. 참 묘하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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