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큰 기대는 없었다. 한국 영화가 개봉하면 왠지 국위선양하는 마음으로 보게 되는 편인데, 이번에도 <전지적 독자 시점> 개봉 소식에 웹툰을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보러 가기로 약속했을 뿐.


말레이시아에서 <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 그날부터 웹툰을 정주행했다. 원작은 웹소설이고, 그게 큰 인기를 끌어 웹툰으로 만들어졌고, 웹툰도 잘나가서 결국 영화로까지 나온 경우였다. 웹툰은 의외로 재미있어서 영화 관람 전까지 70화까지 읽었다.
그 정도 분량이면 영화 초반부 정도를 커버하겠거니 했는데,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영화로 실사화된 부분은 내가 본 웹툰의 극초반, 1/3도 안 되는 분량이었다. 그래서 웹툰을 안 봤더라도 전혀 이해에 문제없고, 판타지물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영화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기는 어려운데, 나처럼 해외에 있거나, 한국어 대사를 영화관에서 꼭 들어야겠다는 강한 이유가 있지 않다면 굳이 찾아볼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나는 충분히 즐겁게 봤고, 심지어 눈물이 살짝 고일 뻔한 순간도 있긴 했다. 그렇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스포주의
<전지적 독자 시점>을 보고 딱 떠오른 건 파워레인저였다. 모두가 힘을 합쳐 악당을 물리치자는 그 뻔한 전개!
게다가 CG는 좀 허술해서, 특히 마지막 전투 장면과 <정희원>이 역에서 악당 무리를 하나씩 해치우는 장면은 말문이 막혔다. 분노에 차서 적을 하나씩 쓰러뜨리는 그 장면, 정말 짜릿하고 멋져야 하는데 CG가 너무 허접해서 속상할 지경이었다. 스토리 자체도 너무 뻔하고 유치해서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이거 뭐야 하며 안 볼 법한 내용이었다. 그래도 나는 이런 상업 영화를 워낙 좋아하고, 흐름에 비워진 내 뇌를 맡겼더니 생각보다 꽤 즐겁게 봤다.
캐스팅은 솔직히 기대 이하였다. 특히 <유중혁>과 <이현성>은 웹툰에서 상상했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유중혁>은 차갑고 날카로운 분위기가 필요한데, 이민호는 정반대의 덥고 답답한 이미지가 실망스러웠다. <이현성>도 내가 기대했던 순하고 선한 느낌과는 달리 실사화된 모습이 어딘가 어긋났다. 반면 다른 캐릭터들은 생각보다 잘 구현됐다. 심지어 <도깨비 비형>까지 귀여움이 살아있었다! <유중혁>과 <이현성>이 워낙 중요한 캐릭터들이다 보니 그 괴리감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 것 같다.
그런데 <유중혁>의 분량은 5분 남짓이라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도대체 <이민호>가 왜 이 역할을 맡았는지 모르겠는 정도. 아직 1편만 공개됐고, 앞서 말했듯 극초반부만 다뤘으니 속편이 계속 나올 것 같다. 하지만 다음 편도 이런 CG 수준이라면 좀 곤란하겠지만 그래도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해샤 나아지지 않을까 하며 후속을 또 기대해본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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